해외 주식 투자에 나선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 종목 순위에 큰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KSD) 자료에 따르면 2025년 4월 말 기준 한국인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주식 종목 3위 자리에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가 올라섰는데요. 한때 미국 증시의 대표주로 꼽히던 애플을 제치고 팔란티어가 상위권에 진입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팔란티어 주식이 한국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 배경과 데이터상의 추이를 살펴보겠습니다.
팔란티어는 미국 방위산업 분야에 특화된 AI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의사결정을 돕는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2003년 미국에서 설립되어 군사정보, 공공기관부터 민간 기업까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모델로 솔루션을 제공해왔습니다. 작년부터 글로벌 AI 열풍을 타고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하면서 한국 투자자들의 이목도 집중되었는데요. 특히 국방 테마와 맞물린 AI 기술주라는 희소성 덕분에 2024년 말부터 한국 서학개미들의 매수세가 크게 몰렸고, 마침내 2025년 4월 팔란티어는 국내 투자자 해외주식 보관액 순위에서 애플을 앞지르는 이변을 만들어냈습니다.
KSD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2025년 4월 30일 기준으로 주식 보관액(한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금액)이 약 42억6천만 달러(약 6조 원)에 달해, 약 41억 달러(5조8천억 원) 수준인 애플 보유액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해외 주식 투자 열풍 속에서 국내 투자자들이 팔란티어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수치입니다. 같은 날 기준으로 팔란티어보다 보관액이 큰 해외 종목은 테슬라(약 193억 달러, 27조 원)와 엔비디아(102억 달러, 14조3천억 원)뿐이었습니다. 즉 테슬라, 엔비디아에 이어 한국인이 가장 많이 들고 있는 3번째 해외 종목이 된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황이 정반대였다는 것입니다. 2024년 초만 해도 국내 투자자의 팔란티어 보유액은 약 23억 달러에 불과해 애플 보유액(약 48억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그러나 2024년 하반기부터 2025년 초까지 주가가 급등하고 한국 투자자들의 대량 매수가 이어지면서 격차가 급속히 줄어들었는데요. 실제로 2025년 들어 4월 말까지 한국 개인들은 주식을 5억2천만 달러(약 7,300억 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테슬라,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SOXL), 엔비디아 등에 이어 해외 주식 종목 중 7번째로 많은 순매수 규모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애플은 고작 233만 달러(약 33억 원) 순매수에 그쳐 사실상 매수 정체 상태였죠. 그 결과 올해 4월 25일부터 애플을 추월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4월 말 집계에서는 팔란티어 > 애플 순으로 뒤바뀐 것입니다.
이러한 급격한 역전 현상은 한국 서학개미들의 투자 트렌드 변화를 잘 보여줍니다. 오랫동안 미국 주식의 대표격이었던 애플보다, 비교적 신흥 성장주인 팔란티어에 더 많은 자금이 몰렸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관심사가 빠르게 혁신 기술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다음 장에서는 이렇게까지 한국인들에게 사랑받게 된 구체적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폭발적 인기는 근본적으로 AI(인공지능) 기술 트렌드와 국방 산업 테마의 결합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먼저, AI 열풍에 대해 짚어보죠. AI, 즉 인공지능은 컴퓨터가 인간처럼 학습하고 판단하는 기술로, 2023년 ChatGPT 등장 이후 전 세계 글로벌 주식 시장의 hottest 테마로 부상했습니다. 엔비디아(Nvidia)의 폭등이 대표적이듯, AI 관련주들은 미래 성장 기대를 반영해 주가가 급등했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습니다.
이러한 AI 붐의 수혜주로 지목되었습니다. 방위산업 및 정부 기관용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주력으로 하지만, 그 핵심 역량이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에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23년부터 자사 제품에 생성형 AI 기능을 통합하고 “AIP(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 등을 발표하며 스스로를 AI 선도 기업으로 적극 포지셔닝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김수진 연구원은 “현 시점 AI 산업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에는 틀림없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전문기관의 분석처럼, AI 붐 속에서 ‘다음 엔비디아’를 꿈꾸게 하는 종목으로 부각된 것입니다.
또한 국방 테마 역시 팔란티어 인기의 한 축입니다. 설립 초기부터 미국 CIA와 군대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며 이름을 알렸고, 방위산업 특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유명합니다. 현대전에서 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역할이 커지면서, 정부와 군대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팔란티어의 가치는 재평가받고 있습니다. 플랫폼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도 활용되며 뉴스에 오르내렸고, 미 국방부의 예산 증액이나 AI 도입 정책과 맞물려 안보 관련주로 주목받았습니다. 한국 투자자들도 국방력 강화나 안보 위협 이슈에 민감한 편인데, 방산주이면서도 총기나 무기가 아닌 소프트웨어 기반이라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즉, AI + 방산이라는 두 가지 인기 테마를 모두 갖춘 팔란티어는 이야기 자체가 매력적이어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자체적인 호재들도 한몫했습니다. 2023년부터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내기 시작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25년 회계연도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등 실적 개선 신호를 보였습니다.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올해 매출 가이던스를 최대 39.9억 달러까지 높여 시장 기대를 끌어올렸죠. 이러한 소식은 “아직 적자투성이일 것”이라는 일부 우려를 불식시키고 성장주의 실체를 보여주어 투자자 신뢰를 높였습니다. 물론 실적 발표 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주가가 출렁이기도 했지만, 큰 흐름에서 성장 스토리는 탄탄해 보였던 것입니다.
애플을 누르고 한국 투자자의 선택을 받은 직접적인 계기는 주가 급등세 그 자체입니다. 투자심리는 수익률을 좇아 움직이기 마련인데, 팔란티어는 지난 2024년에만 주가가 약 340% 폭등하며 압도적인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애플 등의 상승률을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한국인이 많이 보유한 해외종목 중 상승률 1위를 차지했을 정도였습니다.
이어서 2025년 들어서도 4월 말까지 주가가 50% 이상 추가 상승(+53.6%)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이렇게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4~5배로 뛴 주가는 자연스럽게 “도대체 어떤 회사이길래?”라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각종 투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지에서 화제의 종목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온라인에는 “AI 대장주”, “10년 뒤 테슬라처럼 될 종목” 등으로 소개하는 글들이 급증했고, 이는 다시 새로운 개인들의 매수세를 부추기는 선순환을 만들었습니다. 이른바 FOMO(Fear of Missing Out), 즉 큰 상승을 놓치고 싶지 않은 심리가 작용하면서 팔란티어에는 후발 주자들의 자금까지 몰리게 된 것입니다.
낮은 진입장벽 역시 매력적으로 만든 요소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진입장벽이란 주당 가격을 의미하는데요. 애플의 주가는 1주에 100달러가 훌쩍 넘는 고가인 반면, 팔란티어는 주가 급등 이후에도 수십 달러 선을 유지했습니다.
2024년 초까지만 해도 10달러 이하의 ‘저가 주식’이었던 팔란티어는 이후 많이 올랐다 해도 애플이나 테슬라에 비해 여전히 절대 주가 수준이 낮았습니다. 이는 소액 투자자 입장에서 한 주 단위로 매매하기 수월하다는 뜻입니다. 가령 100만 원으로 애플을 사면 몇 주 못 사지만, 팔란티어는 수십 주를 살 수 있었죠. 비록 시가총액이나 기업 가치 면에서 가격을 비교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체감상 저렴한 주식”에 더 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심리적 요인 덕분에 더욱 폭넓은 투자자층의 매수를 이끌어냈습니다.
또한 한국 투자자들의 성장주 선호 성향도 한몫했습니다. 국내 투자 문화에서 이른바 “테마주” 혹은 “대세 주식”을 쫓는 경향은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2020년대 초 테슬라 열풍으로 시작된 서학개미 붐은 이후 반도체주(NVIDIA 등), 그리고 2023년부터는 AI 관련주로 관심이 옮겨갔습니다. 팔란티어는 마침 이러한 관심 이동의 최적교에 놓여 있었던 셈입니다.
한때 서학개미들의 사랑을 받았던 애플이나 구글 등의 빅테크 주식은 안정적이지만 주가 변동성이 낮아 단기 차익 매력은 떨어지는 편입니다. 반면 팔란티어는 규모는 작지만 혁신적이고, 변동성이 큰 만큼 고위험·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어필했습니다. 한국 투자자들은 “애플로 2배 벌기 어렵지만, 팔란티어는 10배도 노려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움직였던 것입니다. 실제 결과적으로도 2024년 팔란티어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엄청난 수익을 거두었고, 이 성공 스토리가 또 다른 투자자들을 불러모으는 동인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열기가 뜨겁지만, 한편으로는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지표로 보면 팔란티어는 현재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이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가 PER(주가수익비율)인데요. PER는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회사 이익에 비해 주가가 비싸다는 의미입니다.
블룸버그 통신 분석에 따르면 팔란티어 주가는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 기준으로 PER 약 200배에 달해 월가에서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지적되었습니다. 나스닥 100 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도 가장 비싼 축에 속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애플의 PER가 20배대, 나스닥100 평균 PER이 30배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200배라는 수치는 확실히 눈에 띄는 고평가인 셈입니다. 심지어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한 후행 PER는 500배가 넘는다는 분석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숫자들은 현재 팔란티어의 순이익 규모가 아직 미미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성장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치솟은 상태라는 뜻이죠.
그렇다면 한국 투자자들은 왜 이런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불구하고 사들이는 걸까요? 우선, 앞서 언급한 AI와 국방이라는 확실한 서사가 있기에 당장의 이익 규모보다 미래 잠재력에 주목하는 분위기입니다.
투자자들은 향후 국방 분야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전 세계 기업들의 AI 도입 수요를 흡수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현재 이익은 작지만 앞으로 커질 회사라고 믿는 것이죠. 게다가 실적 발표에서 향후 지속적인 흑자 유지와 매출 성장 가이던스를 제시하는 등 성장 스토리에 힘을 실어주는 뉴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PER 200배라는 지표는 오히려 “초기 성장주의 특성”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입니다. 또한 한국 개인 투자자들은 테슬라 사례 등을 통해, 혁신 기업은 초기에 PER이 높아도 결국 성장으로 극복해냈다는 경험을 학습한 면도 있습니다.
테슬라도 한때 PER이 천문학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이익이 급증해 합리화되었듯, 팔란티어도 “지금 비싸 보여도 나중엔 쌀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하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투자자들이 무턱대고 뛰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주가의 과열을 지적하며 “성장성은 훌륭하지만 주가가 이미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는 경고도 내놓았습니다 . 실제로 팔란티어 주가는 2025년 2월 미 국방비 감축 소식에 단기 급락을 겪는 등 변동성이 큰 편입니다. 이는 고평가주에 흔한 현상으로, 작은 악재에도 민감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팔란티어에 투자하는 이들은 이 점을 유념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의 분위기상, 한국 서학개미들은 성장 스토리에 베팅하며 일정 부분 리스크를 감수하는 쪽을 선택한 모습입니다.
요약하면, 한국 개인들의 해외 주식 투자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AI와 국방이라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갖춘 팔란티어는 엄청난 주가 상승률까지 더해지며 한국 서학개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애플 같은 안정적인 종목에서 팔란티어 같은 공격적인 종목으로 관심이 옮겨간 데에는 혁신에 베팅하려는 투자 성향과 함께 높은 수익률에 대한 갈망이 자리하고 있겠죠. 물론 현재의 인기와 주가가 영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정말 실적으로 그 기대를 충족시켜 미래의 빅테크로 도약할지, 아니면 한때의 테마주로 남을지는 앞으로의 성과에 달려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 기업의 행보를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도, 너무 과도한 몰입은 경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고평가 구간에서는 작은 실망에도 주가 조정이 클 수 있으므로)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AI + 국방 테마의 강력함과 이에 열광하는 투자 심리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팔란티어 이후에도 제2, 제3의 유망 테마주가 등장할 수 있으며, 한국의 해외 주식 투자 열기는 이러한 흥미로운 스토리들을 계속 찾아나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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